그리스 로마신화 속의 신들은 인간을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항상 그들을 시험에 빠뜨리거나 고난, 고통을 겪게 하는 시련을 준다. 어쩌면 그리스 로마신화에 나오는 신들은 인간에 대한 사랑보다는 호기심이 더 강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인간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절실히 보여준 신(정확히는 신족)은 프로메테우스가 아닐까 싶다. 흔히들 프로메테우스가 신들에게 불을 훔쳐 인간에게 불을 전했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신화 이야기이다. 그로 인해 제우스의 노여움을 산 나머지 끔찍한 형벌을 치러야 했음에도 신화 속의 프로메테우스는 인류에게 불을 건넨 것에 대해 후회하는 일은 없는 듯했다. 오히려 제우스에게 더 강하게 맞서면서 자신의 행동에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인간을 위한 희생을 감내한 프로메테우스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최초의 신으로서 대지의 신인 가이아와 하늘의 신 우라노스 사이에서 태어난 12티탄 중 하나인 이아페토스의 아들이다. 그의 이름은 '먼저 생각하는 자'라는 뜻인데 이를 통해 그가 현명하며 똑똑한 자였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개인적인 생각) 또한 가이아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예지력이 뛰어났다. 무언가를 만드는 능력 또한 뛰어났기에 손재주가 좋은 신으로도 알려져 있다.
프로메테우스는 동생인 에피메테우스와 함께 강물과 흙으로 인간을 신의 모습과 비슷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에피메테우스(나중에 생각하는 자)가 신중하지 못해 계획성 없이 재주를 동물들에게 모두 나누어 주어 인간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었다. 이를 안타까워한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이 환경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었고 그로인해 인간은 스스로를 지키고 살아나갈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그러던 중 하늘을 정복한 제우스는 인간이 신을 위해 복종하면 보호해 줄 것을 약속한다. 하지만 신의 권력과 권위로 인해 인간이 부당한 대우를 받을 것을 걱정한 프로메테우스는 한 가지 속임수를 써서 제우스를 속이게 된다. 이에 분노한 제우스는 인간 세상에 불을 내어주지 않을 것을 결심했지만, 인류의 문명에 무엇보다도 불이 중요하다는 것을 안 프로메테우스는 결국 제우스에게서 불을 훔쳐 내어 인간에게 전해 준다.
신에게서 불을 훔쳐 낸 프로메테우스를 인간들은 당연히 숭배하게 되고 이로 인해 제우스의 분노는 치밀어 오르기 시작한다. 이에 자신의 아들이자 대장장이 신인 헤파이스토스를 시켜 아름다운 여자를 만들게 시킨다. 그녀의 이름은 바로 흔히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판도라'. 모든 신으로부터 재능을 받은 아름다운 여인이라는 뜻의 '판도라'는 인간 세상에 와서 에피메테우스(프로메테우스 동생)의 아내가 된다. 그 전까지 인간들은 고통이나 아픔 따위는 모르고 살았는데 판도라가 호기심을 기지 못하고 상자의 뚜껑을 열게 되면서 온갖재앙과 바이러스가 쏟아져나와 인간 세상을 혼란에 빠뜨렸다. '판도라의 상자'는 많이들 회자되면서 비유가 되기 때문에 잘 알려진 신화 속 이야기지만 이것이 프로메테우스에 대한 분노에서 야기된 것이라는 것은 이번에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인간 세상에 복수를 했음에도 화가 덜 풀린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를 벼랑 꼭대기에 쇠사슬로 묶어 두는 형벌에 처하게 되었다. 앉지도 서지도 잠을 자지도 못하는 극심한 고통에 시달린 프로메테우스는 그럼에도 제우스를 자극하는 말을 하면서 굴복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참다 못한 제우스는 결국 묶여 있는 프로메테우스의 간을 독수리가 쪼아 먹게 만드는 끔찍하고 잔인한 형벌을 내리게 된다. 간을 쪼아 먹혔지만 먹힌 만큼 다시 생성되면서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고통스러운 형벌을 받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죽지도 못하는 끔찍한 형벌을 받게 된 프로메테우스는 황금 사과를 얻기 위해 만나게 된 헤라클레스로부터 해방되어 제우스의 형벌에서 간신히 살아 남게 되었다고 한다. (여기에도 긴 신화가 이어진다ㅎㅎㅎㅎ) 여튼... 헤라클레스 덕분에 결박된 신체를 해방시킨 프로메테우스는 자유의 몸이 된 것이다.
지금까지의 그리스 로마신화 속의 프로메테우스의 이야기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인간에 대한 사랑과 희생이 잘 보여지는 대목이다. 물론 마지막까지도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는 모습을 보면 어쩌면 신에 대한 막연한 반항심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든다. 결과론적으로, 인간에게 가져다 준 불은 결국 인류의 문명을 시작하게 되는 작은 불씨가 되었으며 지금까지 묘사된 어떤 신보다도 인간을 아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구스타프 슈바브의 그리스 로마신화>>를 읽고 난 후 개인적인 감상과 함께 정리한 글입니다.
오이디푸스 신화 줄거리 (0) | 2022.12.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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